이재훈이 이번 우승으로 WCG에는 새로운 기록이 작성됐다. 프로토스가 WCG 스타크래프트 부문에서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한 것.

2001년과 2002년 임요환, 2004년 서지훈의 우승으로 WCG에서는 테란은 전통적으로 강한 모습을 보였다. 2003년 이용범이 우승하면서 저그도 우승을 맛본 적이 있다. 프로토스의 우승은 이재훈이 처음이다.

사실 이재훈의 우승은 예상하기 쉽지 않았다. 지난해 우승자 서지훈이 16강에서, 나도현이 8강에서 탈락하면서 심리적인 중압감이 대단했기 때문이다. 맵도 프로토스가 플레이하기 쉽지 않았다는 평이었다.

하지만 이재훈은 이번 대회 우승을 통해 개인적으로도 많은 것을 얻었다. 무엇보다도 선수 생활에 처음으로 우승 타이틀을 차지하게 됐다.

지난 99년 제 1회 나모모대회와 2002년 나지트배 등 데뷔 이후 이벤트전에서 서너번 우승한 경력이 있으나, 정식 리그나 대규모 토너먼트에서 우승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로 인해 큰 무대에서 약하다는 인식을 깼다. 특히 방송경기로 치러진 결승전에서도 이재훈은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평정심을 찾고 차분하게 주도권을 잡아가는 모습은 온라인에서나 보던 플레이였다. 이제는 완벽하게 한 단계 올라섰다는 평가다. 추후 국내 경기에서도 많은 기대를 갖게 하기에 충분한 것.

또 이번 대회를 통해 이재훈은 스타덤에 올랐다. 오후 1시40분(한국시간) 현재 이재훈의 별명인 ‘파파곰’이 네이버 검색 순위 1위를 달리고 있고 ‘이재훈 wcg우승’ ‘이재훈’이 검색어 10걸 안에 랭크돼 있다. 스타리그 우승자인 오영종만큼이나 주목 받았다.

외국 언론들도 결승전이 끝난 뒤 이재훈에게 잇달아 인터뷰를 신청하는 등 큰 관심을 보였다.

한편 소속팀 GO는 지난해 금(서지훈) 은(전상욱) 메달을 따낸 데 이어 2년 동안 금메달 2개와 은메달 1개를 휩쓰는 결과를 낳았다.

이재훈은 “WCG 2005 우승을 통해 느낀 점이 많다. 국내에서도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싱가포르=남윤성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