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중인 오리지날게임의 운명은
게임을 평가할 때 ‘창조성’이라는 항목은 굉장히 중요한 요소가 됐다. 제작자들은 여러가지 획기적인 게임과 독특한 게임들을 만드는데 시간을 할애했고 게임시장은 그로인해 매니아층만이 아닌 다양한 게이머층을 흡수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 창조성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평가다. 창조적인 작품을 만들어야한다는 압박감 때문인지 오히려 그 창조성이 매너리즘의 일부가 된 듯한 인상. 게임성을 잃어버리는 아이러니한 결과를 낳은 것이다. 대중에게 점점 오리지날 게임의 입지는 좁아지고 있다. 이러다간 정말 오리지날 게임이 시장에서 사라지게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오리지날게임이 사라지고 있다
게임은 크게 오리지날 게임과 시리즈게임으로 구별이 된다. 오리지날 게임이라고 하는 것은 제작사가 새로운 브랜드를 걸고 만든 신작을 의미한다. 당연히 신작이 시리즈게임보다 많이 쏟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최근 게임시장을 보면 오리지날 게임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당연히 오리지날 게임의 판매량이 시리즈게임과 비교해볼 때 현저히 줄어들고 있으며 시리즈가 아니면 팔리지도 않는다는 분석까지 나돌정도다.
도대체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 진단해보자. 북미시장은, 특히 미국적인 성향이 가장 진하게 드러나는 X박스용 타이틀은 ‘스타워즈 구공화국의 기사단’, ‘스플린터셀’, ‘헤일로’, ‘프로젝트 고담’ 등 밀리언셀러의 신작타이틀이다.
물론 이 게임들도 결국은 시리즈게임이 되겠지만 이러한 베스트셀러 신작이 나온다는 것 자체가 시장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플레이스테이션2(PS2)나 게임큐브 등 일본시장의 하드웨어는 시리즈게임의 편중이 심한 편이다.
다음은 지난 몇 년간 일본에 전문 게임잡지 패미통(엔터브레인)이 집계한 일본 비디오게임 시장의 판매량을 분석해본 결과다.
(표1) 2004년 상반기 소프트웨어 판매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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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틀명 | 제작사 | 플랫폼 | 판매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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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 포켓몬스터 | 파이어렛레드 & 리프그린 | 닌텐도 | GBA | 2,136,737
2위 | 드래곤 퀘스트 5 | 스퀘어에닉스 | PS2 | 1,572,479
3위 | 전국무쌍 | 코에이 | PS2 | 1.002,312
4위 | 필살! 빠칭스로 : 북두신권 | 사미 | PS2 | 588, 634
5위 | 패미컴미니 : 슈퍼마리오 브라더스 | 닌텐도 GBA | 553, 360
6위 | 더비스타리온 04 | 아스키 | PS2 | 546, 393
7위 | 귀무자 3 | 캡콤 | PS2 | 537, 485
8위 | 위닝일레븐 7 | 인터네셔날 코나미 | PS2 | 521, 610
9위 | 드래곤볼 Z 2 | 반다이 | PS2 | 504, 759
10위 | 슈퍼로봇대전 MX | 반프레스토 | PS2 | 494, 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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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가 나타내주듯이 2004년 상반기에는 10위권내에 오리지날 타이틀이 존재하지 않는다. ‘진 삼국무쌍’ 시리즈의 인기도를 그대로 이어받은 ‘전국무쌍’도 폭발적인 판매를 보여주었고 사미의 ‘파칭스로’ 시리즈의 최신작 ‘파칭스로 북두신권’이 스테디셀러를 기록하며 꾸준히 판매를 이어나가고 있다.
또한 1985년 작품인 ‘슈퍼마리오 브라더스’가 패미컴미니 시리즈로 등장해 50만장이 넘는 판매량을 보인 것은 가장 눈여겨봐야할 대목이다. 이것은 게이머가 어떤 게임을 원하는지 보여주는 것으로 현재 시장을 재조명해볼 필요성을 가지게 한다. 다음은 2004년 상반기의 오리지날 타이틀의 판매순위이다.
(표2) 2004년 상반기 오리지날 타이틀 판매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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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틀명 | 제작사 | 플랫폼 | 판매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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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 몬스터 헌터 | 닌텐도 | PS2 | 267, 661
2위 | 풍운 신선조 | 스퀘어에닉스 | PS2 | 242, 893
3위 | 동키콩가 | 코에이 | GC | 167, 568
4위 | 팬텀 브레이브 | 사미 | PS2 | 148, 295
5위 | 괴 혼 | 닌텐도 | PS2 | 128, 9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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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도에는 오리지날 게임으로 ‘메이드 인 와리오’가 대히트를 기록한 것에 비해 특별한 작품은 없지만 그 중에서 ‘몬스터헌터’의 판매가 가장 돋보인다. ‘검호’ 시리즈의 인기를 이어받았다고는 하지만 ‘풍운 신선조’의 판매량도 굉장히 높으며 2003년 발매된 ‘동키콩가’는 아직까지도 잘 판매되고 있다.
남코의 새롭고 독특한 액션게임 ‘괴혼’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6위에는 ‘아이토이즈’가 랭크되었는데 전체적으로 2004년 시장에서는 어떤 게임이 등장하든 오리지날게임을 꺼려하는 현상이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다음은 최근 8년간 오리지날게임과 시리즈게임의 인기도다.
표와 그래프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듯이 1997년만해도 일본의 게임시장에서는 판매순위 30위권내에 오리지날게임이 18개가 랭크돼 시리즈게임을 압도했다.
하지만 98년부터는 비율이 비슷해지기 시작하더니 99년에는 상황이 역전됐고 그 이후로 판매랭킹 30위권내에 오리지날 타이틀이 점점 줄어들어가고 있다. 그만큼 최근 8년간은 오리지날게임의 입지가 좁아졌으며 시리즈게임의 시장의존도가 굉장히 높아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표3) 1996~2004년(상반기) 판매랭킹 30위내 오리지날 게임과 시리즈게임의 비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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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도 | 오리지날게임 | 시리즈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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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 18개 | 12개
1998년 | 16개 | 14개
1999년 | 10개 | 20개
2000년 | 7개 | 23개
2001년 | 7개 | 23개
2002년 | 5개 | 25개
2003년 | 3개 | 27개
2004년 상반기 | 0개 | 1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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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게임개발사 말하는 시리즈물 편중현상의 원인
시리즈게임에 인기가 편중되는 현상은 상식적으로 당연한 일이다. 시리즈물이 나온다는 것은 그만큼 어느 정도 인기가 있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고 인기타이틀의 속편은 기본적인 수준의 판매는 보장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하지만 지금처럼 오리지날게임이 완전하게 시장에서 죽어있는 것은 분명 비정상적일 정도이며 판매량도 처참하다.
이러한 시리즈 편중에 대해 일본의 개발자들은 다양한 견해를 피력하고 있다. 캡콤에서 다양한 타이틀을 선보이고 있는 미카미신지는 수년전과 비교해서 개발비용은 10배가까이 상승했는데 판매는 오히려 부진하다고 밝힌다.
게이머들의 취향변화나 시장의 침제문제도 있지만 게임의 제대로된 오리지날리티가 부족한 것이 근본적인 원인이라면서 이러한 원인의 책임을 게임제작자측에 되물었다.
또 다른 견해도 있다. 닌텐도의 이와타사장은 시리즈게임과 오리지날게임의 경계를 떠나서 게임이 너무 복잡해진 것을 원인으로 꼽았다. 게임이 시간이 지날수록 현실과의 경계를 허무는 리얼한 게임을 만들어내는 이점도 있지만 과거에 몇초만 즐겨보면 쉽게 만지면서 조작해볼 수 있던 게임들과는 달리 진입장벽이 높아 게이머들을 멀어지게 만드는 것이 주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덧붙여 쉽고 재미있게 만드는 것이 닌텐도게임이 현재까지 꾸준히 사랑받는 이유라고 얘기한다. 어느쪽이 맞다, 틀리다를 떠나서 오리지날게임의 불황, 더 나아가 시장의 불황은 게이머들의 취향과 시장의 악화만이 주요원인이 아니라는 것을 지적해주고 있다.
오리지날게임의 끝없는 가능성에 미래를 건다
오리지날게임은 위기를 맞고 있다. 게이머들의 보호의식이 팽배해지면서 시리즈게임이 아닌 오리지날게임이 밀리언셀러를 기록하는 것은 굉장히 힘든일이 되버렸다. 떨어진 오리지날게임의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그토록 외치던 창조성이 필요한 것만은 아니다. 쉽게 즐길 수 있고 오리지날게임만의 독특한 매력을 잘 살릴 수 있어야 한다.
과거 오리지날게임에서 초히트 시리즈게임이 된 몇몇 작품만을 살펴봐도 알 수 있다. 호러게임을 부흥시킨 ‘바이오 하자드’나 ‘리얼 드라이빙’ 시뮬레이션을 리드하는 ‘그란트리스모’, 손쉬운 조작으로 비주류 스포츠인 골프를 게임계에서 주류로 올려놓은 ‘모두의 골프’, 간단하게 타이밍에 맞춰 북을 두두리는 것만으로 재미를 주는 ‘태고의 달인’, 짧은 몇초간의 미니게임을 여러 개 모아 쉽고 간단하게 즐길 수 있는 ‘메이드 인 와리오’ 등의 게임들에서 충분히 해답을 얻어낼 수 있다.
오히려 시리즈게임에는 한계가 있을지 몰라도 오리지날게임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시장에서 시리즈물에 편중되는 현상이 무조건 나쁘다고 할 수 없지만 제작자나 게이머나 새로운 게임을 꾸준히 만들고 즐겨가는 것도 게임의 또 다른 묘미가 아니겠는가? 몇 년이 지나면 초대작 시리즈가 될 인기시리즈의 처녀작들이 어서 빨리 세상에 등장하기를 기대해본다.
출처 : 경향게임스_지봉철 기자 < >
http://www.khgames.com/
[비디오게임 공지사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