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호  |  서광록  |  김종훈  l  최서우  

경기일자: 2003년 5월 1일

경기구분: HP배 16강 2차전

경기맵: Misty Day v1.2

 

초반 빌드의 갈림길

4월 17일, HP리그 16강 첫주에 더스크우드에서 벌어진 양선수간의 1차전 경기는 박세룡의 아메 3렙 찌르기가 주효해서 이중헌의 오크가 별다른 힘을 못쓰고 무너지고 말았었다. 따라서 3판 2선승으로 치뤄지는 16강전에서 1패를 안은 이중헌은 이번 경기에서 결코 물러설 수 없는 배수의 진을 치고 나올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지난 경기와는 달리 선영웅을 파시어로 선택하고 초반부터 필사적인 견제에 나선다. 그러면서 미스티 데이 맵의 지형 특성을 이용한 3시 지역 연구소앞 오우거 타워사냥을 시도한다.

 일단 초반빌드는 이중헌이 11피온 본진업을 하면서 1기는 박세룡 본진 정찰후 3시쪽 타워사냥을 보냈고, 박세룡은 다소 변형된 패멀 빌드였다. 박세룡의 빌드를 자세히 설명하자면, 처음 페전트 5기중 3기는 금광으로 보내고 1기로 알타를 건설, 1기는 알타 옆에 팜을 짓게 한 다음 팜의 자리만 잡아주고 금광으로 보낸 후 첫번째 생산되는 일꾼, 즉 6번 페전트로 팜을 마저 짓도록 한 후 7번째 페전트를 알타에 추가해서 알타를 파워빌딩한 다음 8번째는 나무, 9번째로 배럭을 짓고 총 13 페전트+아크메이지 합쳐서 18의 인구수를 채운 후 바로 타운홀을 킵으로 업그레이드 시킨 다음 아크메이지와 밀리샤 4기로 앞마당을 사냥하는 빌드이다. 이 방법을 이용하면 알타완성이 조금 늦지만 그만큼 파워빌딩으로 인해 소모되는 자원이 적어서 알타가 완성되었을 때 나무가 70 이상이 남는다. 즉, 일꾼이 나무를 한번만 더 캐오면 나무가 80이 넘어가므로 바로 배럭을 지을 수 있게 된다. 보통의 패멀빌드는 알타가 완성되었을 때 남은 나무량이 70 이하로 떨어지기 때문에 나무를 두번 캐와야만 배럭을 지을 수 있지만 박세룡 선수가 사용한 이 빌드는 알타는 다소 늦게 지어져도 배럭 타이밍은 늦어지지 않는다.

 

 좀더 자세한 설명을 위해서 두가지의 빌드를 비교한 표를 만들어보았다. 편의상 일반적으로 유저들이 많이 쓰는 패멀빌드, 즉 시작하자마자 알타를 두명의 일꾼이 당겨짓고 패멀을 하는 빌드를 A빌드라 하고, 박세룡 선수가 이 경기에서 사용한 빌드를 B빌드라고 했다.

	A빌드	B빌드
알타 완성	0분 35초	0분 50초
배럭 완성	1분 55초	2분 05초
멀티 완성	3분 20초	3분 40초
킵업 완료	5분 18초	4분 08초

 

 표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일단 알타가 완성되는 시점은 B빌드가 15초 정도 늦는다. 물론 아크메이지가 생산되는 시점, 그리고 멀티가 완성되는 시점도 이에 따라 다소 늦어진다. 하지만 B빌드는 킵업을 빨리 한 후에 패멀을 하기 때문에 멀티 완성은 20초 늦지만 킵이 완성되는 시점은 A빌드보다 무려 1분 10초나 빠르다. 킵업이 빠르다는 말은 마운틴 킹이 그만큼 빨리 나온다는 뜻이고, 또 이어지는 매지컬 체제도 빠르다는 이야기가 된다. 즉, 멀티가 완성되는 시간을 20초 희생하는 대신 중반체제를 엄청나게 빨리 갖출 수 있는 빌드인 것이다. 대신 킵업은 빠르지만 캐슬업은 오히려 A빌드가 더 빠르다.

이중헌의 초반 견제와 타워사냥

 

 하지만 세상에 완벽한 전략이 어디있으랴, 박세룡의 빌드에도 치명적인 약점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멀티를 늦게 나가는 만큼 초반 견제에 매우 약하다는 점이다. 박세룡에게는 불운이지만 초반 이중헌의 피온이 위치를 빨리 파악하고 게다가 진영도 서로 일직선이라서 이중헌의 파시어 견제는 격렬했다. 물론 이중헌의 파시어는 굳이 멀티를 방해하려고 하지 않고 박세룡의 본진쪽을 계속 돌면서 페전트가 나무를 캐지 못하고 계속 밀리샤 상태로 파시어와 늑대를 쫓아다니게 만들었다. 비록 파시어가 잡은 일꾼은 단 한기에 불과 했지만 박세룡의 페전트들이 나무를 제대로 캐지 못한 결과, 킵업이 완료되었을 때 나무가 불과 50정도에 불과해서 마운틴 킹을 제때 생산하지 못하게 했다.

 

 견제를 끝낸 이중헌은 세컨 영웅 블레이드 마스터와 함께 3시 연구소쪽 타워사냥을 완료하며 경험치와 아이템을 챙기고 스피릿 롯지에 이어 타우렌 토템을 건설한다. 박세룡의 아케인 생텀이 절반정도 건설되었을 때 타우렌 토템을 짓기 시작했으니 이중헌의 초반 견제는 박세룡의 빌드를 제대로 늦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