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호  |  서광록  |  김종훈  l  최서우  

 이번에 등장한 바이오 해저드 시리즈의 신작 '바이오 해저드 제로'는 게임큐브 독점판의 두번째 작품으로 전작아닌 전작 '바이오 해저드(리버스)'가 발매된지 불과 1년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발매되었다. 보통 시리즈작이 이렇게 적은 기간을 사이에 두고 발매되는 경우 대다수의 게임이 전편과 차이점 없이 스토리만 다른 경우가 태반인데... 이 '제로' 역시 그렇다....-_-; 기본적으로 가장 다른 것은 스토리다. 그래픽이나 사운드는 물론이고 등장인물 조차도 전편에 등장했던 캐릭터가 주연을 맞고 있다. 과연... 우려먹기의 극을 보여주는 캡콤의 행보에 경의를 표하는 바이다.

 

처음부터 다분히 공격적인 듯하지만 이렇게 불만을 표하는 이유는 지금부터는 사실 이 게임의 장점만을 나열할 듯 하기에 취한 오버액션이라는 점을 밝혀두는 바이다. 참고로 필자가 이 바이오 해저드 시리즈를 무척이나 좋아하고 있다는 점도 밝혀둔다. 그럼 이런 저런 얘기 할 것없이 바로 게임에 대한 얘기를 해보자.

 

 이미 전작인 '바이오 해저드(리버스)'의 그래픽은 상당한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실제로 필자가 처음 접했을 당시 한동안 뛰어난 그래픽에 정신이 나가 주인공이 좀비에게 물어뜯기고 있는 상황에도 헤어날 생각을 하지 않을 정도로 임팩트가 강했다. 실사를 방불케하는 캐릭터 모델링과 동영상이 사용된 배경 CG는 재껴두고라도 화면에 실시간으로 구현되는 광원효과와 그에 따른 그림자의 생성은 이제껏 비디오 게임에서 경험하지 못했던 감동을 주었다. 그만큼 전작의 그래픽이 뛰어났기 때문일지 모르지만 이번 작의 그래픽은 전작만큼의 감흥을 주진 못했다. 하지만 화면 구석구석을 유심히 살펴보면 전작보다 좀더 세밀해진 묘사를 발견할 수 있다. 물론 전작엔 비가 오는 장면이 없었기 때문에 비교를 할 수는 없지만 초반 열차에서의 빗줄기가 캐릭터에 튀는 장면이라든지 싱크대의 물이 출렁이는 장면과 물표면과 대리석 바닥에 캐릭터가 반사되는 모습 등은 전작보다 훨씬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전작과 달리 게임 중간 이벤트가 리얼타임 영상이 아닌 CG 영상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게임화면과는 이질감이 느껴지는 것이 조금은 불만이랄까?

바이오 해저드의 그래픽을 이야기 할 때 빠지지 않는 얘기가 정지된 카메라의 움직임이다. 이것은 어쩌면 배경에 별도로 제작한 CG를 사용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일 수 있지만 그동안 게이머들의 불만 섞인 목소리를 제작사가 반영한 것인지 바이오 해저드 제로에서는 부분적이나마 배경 CG에 스크롤 기능을 부여해 바이오 해저드 코드베로니카(이 작품은 시리즈 중 유일하게 배경에 폴리곤이 사용되었다)에서와 같이 캐릭터의 이동에 따라 카메라가 이동하는 듯한 구성이 추가되었다. 하지만 정말 부분적으로 쓰였기 때문에 크게 차이가 느껴지진 않는다. 어쩌면 다음작에서는 역동적인 카메라의 움직임을 보여주려는 캡콤의 계산된 행동이 아닐까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필자의 소견이니...